| 거문도이야기2 -- 김이해 청년의 귀양터 '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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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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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3 07:5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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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해가 전라도 고흥군수인 흥양현감에 부임한 것은 1739년
그의 나이 19세였고, 거문도로 귀양간 것은 1741년 그의 나이 21세 때였다.
앞날이 창창한 21세의 청년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새들도 울고간다는 절해고도 거문도로 귀양을 갔으니
정말 억울했을 것이다.
김이해는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 공을 세우고
이괄의 난을 평정해 학성군에 봉해진 김완의 5대손이었다.
김완이 세운 이 공으로 김완과 김완의 아버지, 그리고 김완의 아들, 김완의 손자 등 4대가
조선시대 영광스런 군君으로 봉해졌다.
이런 이유로 김완의 후손들을 사군파四君派라 한다.
공신의 자손들은 역모죄가 아니면 사형을 면한다는 것이 조선국의 법이었다.
조선국의 이 법전의 효력이 얼마나 반영됐던지는 모른다.
아무튼 김이해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탄핵됐으며
조선국 공신의 자손이라는 이름으로 죽음을 면하고
자신이 다스렸던 거문도로 귀양을 갔다.
문과에 급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어린 나이에
현감이 되고 또 나라에 죽을 죄를 짓고도
재산만을 몰수 당한채 자신이 다스렸던 거문도로 귀양을 갔으니
김이해는 나라가 공신의 후예에게 베푸는 은전을 최대한 입은 것이다.
거문도에 도착한 김윤해는 서도리 산짓골 옹달샘 옆에
움막을 짓고 귀양살이를 시작했다.
김이해가 귀양을 살던 이곳의 오늘날 지적번지는
서도리 산167-5번지와 산167-58번지였다.
지금도 이 땅들은 이 김이해 자손들의 문종 땅으로 돼 있다.
토지 소유주는 김이해의 7대손 김재익으로 돼 있으며
토지대장은 1942년 토지대장 정리상태 그대로 방치돼 있다.
김이해가 처음 거문도로 귀양왔을 때 거문도 해변에는 마을이 형성돼 있었고
적지 않는 주민들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김이해가 귀양을 살고 있는 산지산 산정상에 올라가 서쪽편에 있는 장기산을 바라보니
장기산 산 너머에서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었다.
21세의 왕성한 김이해는 단숨에 용산을 넘어 달려가 보니
장기산 너머 지풍계 해변마을에 1650년께 청산도에서 이 곳 거문도로
이주해 온 청산정씨 후손들이 살고 있었다 한다.
지풍계의 이 마을은 1970년대까지 현존하다 1976년 9월에 일어난
거문도 간첩사건으로 치안을 위해 마을이 강제로 폐쇄됐고 주민들은 강제이주됐다.
죄 없이 누명을 쓰고 거문도로 귀양 간 김이해는 억울하고 분한 마음을 이기지 못해
거문도의 이 곳 저 곳을 달음질치며 달렸다 한다.
김이해는 산짓골 바닷가 절벽 위에서 북쪽이 바라보이는 곳에 돌로 제단을 쌓고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 조선국 영조 임금을 그리워 하며 절을 하는 망배를 지냈다.
청년 김이해는 영조 임금이 자기의 마음을 헤아려 자신을 불러 주기를 빌며
매월 초하루와 보름, 두 차례 절을 올렸다.
김이해의 이 망배는 김이해가 거문도에 들어온 지 43년이 지나도록 끝나지 않았고
이 절을 올리면서 김이해가 기도했던 소원은 영조임금이 죽고 정조임금이 즉위해도
이루어 지지 않았다.
김이해는 거문도로 귀양을 온 지 43년 뒤인 정조9년(1785년), 6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마을 사람들은 산짓골에서 김이해가 귀양을 살면서 그가 제단을 쌓고
매월 두 차례 망배를 올리던 이 곳 해안 언덕을 한자로 조남기지鳥南基地라 하고
순우리말로 새터(鳥基)라 했다.
조남기지란 '남쪽의 새의 땅'이라는 뜻이니
'새가 푸른 창공을 날아 오르기 위해 날개짓하는 땅'이라는 뜻이다.
거문도 섬마을 사람들은 죄없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거문도로 귀양 온
21살의 현감영감이 새처럼 훨훨 털고 뭍으로 날아가기를 빌었던 것이다.
누구든 거문도에 가거든 서산에 해가 지는 저녁녘에
이 조남기지, 새터 언덕을 거닐면서 북쪽 수평선을 바라보라.
그리고 21세에 억울한 누명을 쓰고 이 섬에 유배와서 이 언덕에서 43년을 살면서
갈구했을 한 청년의 꿈을 생각해 보라.
거문도 이 언덕에 산새와 물새가 날지 않고, 울지 않는 이유와
동백이 붉다 못해 검게 타버린 이유와
또다른 동백이 희다 못해 시퍼렇게 멍이 들어버린 이유를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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