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해가 고려 후손들에게 보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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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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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23 23: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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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926년 발해가 망한 뒤 이 때 발해의 유민이 세운 정안국定安國이 압록강 동북지방에 있었다. 이를 역사는 편의상 후발해라 하는데 이 정안국은 985년 7월부터 시작된 압록강 일대 거란의 총격으로 궁지에 몰리다가 986년 1월에 패망했다.
이로부터 30년 세월이 흘렸다. 발해를 세웠던 대조영의 7대손 대연림大延琳이 이 때 거란국 동경의 장군으로 있었다.
때는 1029년(현종20) 9월, 대연림은 정안국에 이어 또다시 발해를 계승한 나라로 국호가 흥요興遼, 연호가 천흥天興이라 하는 황제 자주국가를 세웠다. 나라 이름 흥요의 흥興이란 일으킨다는 뜻이고 요遼란 거란 즉 요나라란 뜻이니 거란 즉 요나라를 일으켜 크게 부흥시키는 나라라는 뜻이다. 이 나라 이름이 담고 있는 의미 때문이었을까. 거란에 지배를 받고 이 땅에 살아가던 여진족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흥요국의 건국을 크게 환영하며 힘을 보탰다.
이렇게 일어난 흥요국은 대부승大府丞 고길덕高吉德을 고려에 보내 건국 사실을 알리며 말했다.
“고려와 우리는 형제의 나라이니 거란을 치는 데 도와주시길 청합니다!”
고려는 발해를 계승한 이 흥요국을 도와 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참지정사 곽원이 현종에게 비밀히 말했다.
“흥요국이 거란을 배반했으니 압록강 동쪽 강가의 거란국의 보장堡障를 기회를 보아 쳐서 빼앗으소서!”
이에 최사위, 서눌, 김맹 등이 글을 올려 불가함을 말했다.
곽원은 고집해서 군사를 보내 거란국의 보장을 쳤으나 이기지 못하고 패하고 물러났다. 곽원은 분하고 부끄러워 등창이 나서 죽었다.
흥요국 태사太師 대연정大延定은 흥요국을 건국한 대연림의 동생이었다. 그는 동북여진족을 이끌고 거란을 치다가 거란에 밀리자, 고려에 사신을 보내 말했다.
“우리는 형제의 나라입니다. 도와주소서!”
현종은 여러 대신들을 불러 흥요국을 돕기 위한 긴급 국방회의를 열었다. 시중 최사위崔士威와 평장사 채충순蔡忠順이 반대하며 말했다.
“전쟁은 위태한 일이니 신중히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들이 서로 공격하는 것은 우리의 이익이니다. 우리는 성을 수리하고 봉홧불을 올리는 것을 삼가며 이 사태를 가만히 지켜보아야 합니다.”
흥요국을 돕기 위한 논의는 중지됐다.
압록강지방은 흥요국과 거란의 전쟁으로 거란으로 통하는 모든 길목이 막히게 됐다. 고려는 유소柳韶를 서북면병마사로 임명해 국경지역으로 보내 흥요국이 군사원조를 거절한 데 불만을 품고 고려에 침입해 올 것에 대비했다.
때는 1030년(현종21) 1월, 흥요국에서 수부원외랑 고길덕高吉德을 다시 보내 고려왕 현종에게 국서를 올리고 군사를 내어 도와주기를 간절히 청했다.
1030년(현종21) 동북지방의 여진족 부족국가인 철리국鐵利國 추장 나사那沙가 사람을 보내 초서피 등을 바치고 달력인 역서曆書를 주기를 청하자 주었다.
5월, 감감찬을 문하시중으로 삼았다.
1030년(현종21) 7월, 흥요국의 행영도부서行營都部署 유충정劉忠正이 발해국 시조 대조영의 후손인 영주자사寧州刺史 대경한大慶翰을 고려에 보내 고려왕에게 글을 올리고 군사를 내어 도와 주기를 간곡히 청했다. 그러나 고려는 듣지 않고 먼 산만 바라보았다. 마침내 2개월 뒤인 1030년(현종21) 9월이었다.
흥요국의 영주자사郢州刺史 이광록李匡祿이 와서 급함을 알리며 눈물을 흘리며 군사를 내어 도와주기를 간곡히 청했다. 고려는 듣지 않았다.
그러나 며칠 뒤 흥요국 서울 동경이 거란에 진압되고 흥요국이 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신으로 왔던 흥요국 영주자사 이광록은 땅을 치며 통곡하면서 슬피울며 돌아가지 못했다.
고려는 김가金哿를 거란황제에게 사신으로 보내고 흥요국 서울 동경을 수복하고 난을 진압한 것을 축하했다.
이로써 흥요국이라는 후발해국은 건국한 지 1년 만에 멸망하고 말았다. 고려가 군사를 내어 도와 주었던들 흥요국은 망하지 않았을 것이다. 고려의 후예들인 우리들은 영광스런 발해의 부흥을 자부하거나 그 패망을 통탄할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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