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78년 정조2년 정조실록에 나타난 건융황제의 황필(어필) 하사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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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인터넷규장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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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6 00: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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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대왕이 건융황제에게 받은 어필에 정조실록
정조실록 제6권 <1778년 정조 2년 9월 11일(丁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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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양문안 정사 이은 보고서
○瀋陽問安正使李溵馳啓曰: “八月二十二日, 皇帝謁福陵, 行祭後, 轉向昭陵。 二十四日曉頭行祭, 仍到瀋陽, 臣一行, 當日鷄鳴, 往待於北門外。 黎明, 皇帝以黃屋轎, 擔人過去。 至臣等所坐處, 開窓轉身, 諦視不已, 而無他更問之語。 隨後四屋轎。 聞是閤老于敏中諸人。 臣等祗迎歸館之後, 通官示禮部儀註。 略曰: ‘皇帝明日陞崇政殿, 行朝參禮。 陳鹵簿於殿前。 韶樂設而不作。 王公、文、武大臣, 蟒袍補服, 竝陵寢官具穿朝服, 各按品級。 朝鮮國使臣, 於丹墀西旁, 另爲一班。 今日未時, 當行演禮於大淸門外’云。 故仍爲往待於文德坊內。 日暮後, 提督來言: ‘演儀, 退定於明曉, 更爲來待’云。 臣等退還館中, 又趁期進待。 二十五日天未明, 通官引臣等, 入崇政殿西庭, 演禮畢, 丹墀內三鳴鞭。 皇帝陞殿, 班行整肅, 不聞一聲, 王公以下, 一齊行禮。 又使臣等, 入儀仗內, 行三跪九叩頭禮。 鳴贊官、通官, 引臣及書狀官上殿, 使之坐於西班蟒衣之下。 皇帝坐榻, 不過數間。 前列香案、樽、爐、羊角燈一雙。 一殿之內, 寂然無動息。 俄而, 侍臣進酪茶一器于皇帝, 仍一時遍頒于東西重行。 王公以下, 行一跪一叩頭禮。 飮訖, 又三鳴鞭。 王公以下, 先爲起立。 皇帝卽起還內, 在位者皆退。 臣等亦退出。 禮部、鴻臚諸官, 皆言: ‘今番旣不行宴禮, 而外國使臣之召接賜茶於王公之列, 乃是皇帝禮待朝鮮之意。 而書狀官同入, 亦係格外之殊典。’ 及歸館次, 任譯輩覓示禮部知會文, 有曰: ‘內閣奉上諭。 朝鮮列在外藩, 世篤忠貞, 謹修候度。 乾隆八年及十九年, 臨幸盛京, 朝鮮幷修朝貢之禮。 本年, 以尙在二十七月之內, 不行宴禮。 曾預飭朝鮮, 毋庸遣使朝賀。 而該國王, 情殷感載, 遣陪臣, 齎表修貢, 迎駕請安, 藉抒忱悃, 恭順可嘉。 着照上兩次之例, 加恩賞齎。 竝御書匾額, 以賜用昭優眷。 其陪臣亦着一幷照例加賞, 欽此欽遵。 盛京禮部照例, 預備帶領朝鮮國使臣。 竝通官、鳴贊官等在宮門前, 恭領恩賞。 俟行, 在禮部示有定期, 再行轉知可也。’ 二十八日, 又以禮部知委, 引臣等於大淸門外鴻臚寺。 禮部諸官, 左右序立。 臣等先行跪叩頭。 禮部侍郞全魁擎皇帝親筆。 臣等祗受開見, 則黃綃, 書以東藩繩美四大字。 中間安乾隆御筆之寶, 綃頭以細書, 書以賜朝鮮國王扁一面。 侍郞全魁使首譯, 傳言於臣等曰: ‘今此皇筆之賜, 乃是特異非常之擧。 本國謝恩之節, 不可遲滯, 以此意, 傳於使臣, 使之歸奏。’ 臣等及員譯等處, 亦皆以次頒賞, 而此則一依甲戌前例。 從人十五名, 依例賞賜之外, 驛卒及刷馬、驅人, 凡人共數目, 禮部問於任譯輩, 摠爲一百三十九名, 亦依從人例, 各給賞銀五兩。 而幷爲招入於闕庭, 一一面授, 此則前所未有之事矣。 禮部之議, 又以爲: ‘今此皇筆齎去, 事體甚重。’ 自大淸門至館次, 使帽帶正官奉持而來。 則彼人騎馬者之遇於路者, 皆下馬恭迎。 至二十九日, 禮部知委以從人之幷蒙賞賚, 事關特恩。 使臣率正官, 曉頭來待闕下, 祗行叩謝之禮云, 故臣等一齊進待矣。 皇帝以從駕軍兵試射事, 將出臨於大政殿。 禮部又以路旁祗迎, 兼行謝息之意爲言。 故臣等列坐於文德坊前路左矣。 日出後, 皇帝乘小輿, 至臣等進跪, 輿前間不容尺餘。 皇帝問: ‘儞們中有能滿州語者乎?’ 臣等使淸學譯官玄啓百進告曰: ‘昨蒙皇上曠異之典, 親筆旣下於本國, 賞典遍及於從人。 陪臣等歸奏國王, 當與一國臣民, 感戴皇恩矣。’ 皇帝點頭而含笑。 又問曰: ‘汝善爲滿州語。 汝之使臣, 亦能爲皇語乎?’ 啓百對曰: ‘不能矣。’ 皇帝又問曰: ‘漢語則能爲之乎?’ 啓百對曰: ‘亦不能矣。’ 皇帝笑而前發。 臣等遂退歸館次, 方物, 則皇帝入城翌日, 自禮部知委, 使之來納, 故使任譯輩, 領待於宮門外矣。 禮部官出來, 稱有皇旨, 方物諸種, 以看品, 先令取入, 故皮物各一張魚, 果各少許, 倭長劍一柄, 入送矣。 少頃, 倭長劍一柄, 又爲取入, 仍留之。 其餘諸種, 幷還下。 仍卽無弊準納於內務府、武備院等衙門。 今玆皇筆齎去事, 禮部諸議, 皆以爲: ‘不常有之盛典’提督、通官輩, 連見任譯, 稱說不已。 過柵門以後, 若無迎接之儀, 則兩界至近之地, 聲息相連, 易致辭說。 旣有癸亥皇筆賫去時前例, 任譯輩且以壬辰、丁酉勑書出去時事, 照例齊請。 今方依癸亥例, 發關義州府尹, 使之具儀仗, 迎去於中江, 而入我境以後, 更待廟堂之考例知委, 可以擧行。 皇帝到瀋陽以後, 連有謁文廟, 試武藝, 致祭功臣墓, 施恩附近民之擧。 佛寺、白塔之間, 又有焚香叩頭等事。 初二日回程, 姑未的定。 回程時, 臣等依例祗送後, 始可發去。”
【원전】 45 집 63 면
정조 6권 2년 9월 11일 (정유) 005 / 심양 문안 정사 이은의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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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양(瀋陽)의 문안 정사 이은(李溵)이 치계하기를,
“8월 22일 황제가 복릉(福陵)에 전알하고 제사를 지낸 다음 다시 소릉(昭陵)에 가서 24일 새벽녘에 제사를 지냈으며, 이어 심양에 도착하였습니다. 신의 일행은 당일 첫닭이 울 무렵에 북문 밖에 나아가 기다렸는데, 동틀 무렵에 황제가 탄 황옥교(黃屋轎)를 멘 사람들이 지나갔습니다. 신 등이 앉아 있는 곳에 이르러 창문을 열고 몸을 돌려 자세히 쳐다보았으나, 달리 다시 묻는 말은 없었습니다. 그 뒤로 네 개의 옥교가 따라갔는데, 각로 우민중(于敏中) 등 여러 사람들이라고 들었습니다. 신 등이 지영(祗迎)하고 관소(館所)에 돌아온 뒤 통관이 예부의 의주(儀註)를 보였는데 거기에 대략 이르기를, ‘황제가 내일 숭정전(崇政殿)에 올라 조참례(朝參禮)를 행하는데, 노부(鹵簿)는 전전(殿前)에 진설하되 소악(韶樂)은 진설만 하고 연주하지 않는다. 왕공(王公)과 문무 대신은 망포 보복(蟒袍補服)으로 갖추며 능침관(陵寢官)은 아울러 천조복(穿朝服)을 갖추고 각각 품급(品級)에 따라 안배한다. 조선국 사신은 단서(丹墀) 서쪽 가에 특별히 하나의 반열을 만들어 둔다. 오늘 미시(未時)에 마땅히 대청문(大淸門) 밖에서 연례(演禮)를 행한다.’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어 문덕방(文德坊) 안에 가서 기다렸는데, 날이 저문 뒤에 제독이 와서 말하기를, ‘연의(演儀)를 내일 새벽에 하기로 물려서 결정했으니 다시 와서 기다리라.’고 하므로, 신들이 물러나와 관소에 돌아왔습니다.
또 때에 맞추어 나아가 기다렸더니, 25일 날이 밝기 전에 통관이 신 등을 인솔하고 숭정전 서쪽 뜰로 들어가서 연례(演禮)를 마쳤습니다. 단서(丹墀) 안쪽에서 세 번 명편(鳴鞭)을 울리니 황제가 전(殿)으로 올라갔습니다. 이때 반행(班行)이 정숙해지면서 한 마디의 소리도 들리지 않았는데, 왕공(王公) 이하가 일제히 예(禮)를 행했습니다. 또 신 등으로 하여금 의장 안으로 들어오게 하여 세 번 꿇어앉고 아홉 번 머리 조아리는 예를 행하게 하였습니다. 명찬관(鳴贊官)·통관(通官)이 신과 서장관을 인솔하여 전(殿)으로 올라가서 서반(西班)인 망의(蟒衣)의 아래에 앉게 했는데, 황제의 좌탑(坐榻)과는 두서너 간에 불과했습니다. 앞에는 향안(香案)·준(樽)·로(爐)와 양각등(羊角燈) 한 쌍을 벌려놓았는데, 온 전내(殿內)가 조용하여 숨쉬는 소리도 없었습니다. 조금 있다가 시신(侍臣)이 낙다(酪茶) 한 그릇을 황제에게 올리고, 이어서 동서(東西)의 중첩된 반열에도 일시에 두루 반하하였는데, 왕공 이하가 한 번 꿇어앉고 한 번 머리 조아리는 예를 행하고 마시기를 마치자, 또 세 번 명편을 울리니 왕공 이하가 일어섰고 황제도 즉시 일어나서 안으로 들어갔으며, 위차(位次)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물러갔고 신 등도 또한 물러나왔습니다. 예부(禮部)·홍려(鴻臚)의 관원들이 모두 말하기를, ‘이번에는 이미 연례(宴禮)를 행하지 않았으나 외국 사신을 왕공의 반열에 불러 올려 접대하고 다(茶)를 하사한 것은 바로 황제께서 조선을 예우하는 뜻이다. 그리고 서장관도 함께 들어가게 한 것은 격식에서 벗어난 데 관계된 특이한 은전이다.’ 하였습니다.
관차(館次)에 돌아오자 임역(任譯)들이 예부의 지회(知會)한 글을 찾아서 보여주었는데, 거기에 이르기를, ‘내각(內閣)에서 상유(上諭)를 받드니, 그 내용이 이러하였다. 조선은 외번(外藩)의 반열에 있으면서 대대로 충정(忠貞)을 독실히 지켜 제후의 법도를 삼가 수행해 왔다. 건륭(乾隆) 8년과 19년에 성경(盛京)에 행행하였을 적에도 조선에서 아울러 조공하는 예를 수거(修擧)하였었다. 금년에는 아직 상(喪)이 있은 지 27개월 안이기 때문에 연례(宴禮)를 행하지 않으므로, 일찍이 미리 조선에 신칙(伸飭)하여 사신을 보내어 조하하지 말라고 하였는데, 해국왕의 감대(感戴)하는 정이 커서 배신(陪臣)을 보내어 표문(表文)을 가지고 와서 조공하는 예를 행하고 대가를 영접하여 문안하며 정성을 공순하게 폈으니, 가상하게 여긴다. 지난번 두 차례의 전례에 비추어 은혜로운 상뢰(賞賚)를 더하고 아울러 어서(御書)의 편액(扁額)을 내려 두터운 권우(眷遇)를 밝힌다. 그 배신에게도 아울러 함께 전례에 비추어 상을 더할 것이니, 이를 공경히 준행하도록 하라. 성경(盛京)의 예부(禮部)에서는 전례에 비추어 미리 준비해 두었다가, 조선국 사신을 데리고 통관·명찬관 등과 함께 궁문 앞에서 삼가 은상(恩賞)을 받게 하라. 출발할 날짜는 예부에서 기일을 정하여 다시 공문(公文)을 보내어 알리도록 하겠다.’ 했습니다.
28일에 또 예부에서 신 등을 대청문(大淸門) 밖 홍려사(鴻臚寺)로 인도하여 오게 했으므로 나아갔더니, 예부의 관원들이 좌우에 차례로 늘어서 있었습니다. 신 등이 먼저 꿇어앉아 머리를 조아리니, 예부 시랑 전괴(全魁)가 황제의 친필을 높이 받들어 신 등에게 주었습니다. 신 등이 공경히 받들어 열어 보았더니, 누런 비단에 ‘동번 승미(東藩繩美)’라는 네 글자를 썼는데, 중간에 ‘건륭어필지보(乾隆御筆之寶)라는 어보를 찍었으며, 비단의 첫머리에는 작은 글씨로 ‘사조선국왕편일면(賜朝鮮國王扁一面)’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시랑 전괴가 수역(首譯)을 시켜 신 등에게 말을 전하기를, ‘지금 이 황제의 어필을 하사하는 것은 바로 특이하고 비상한 거조이니, 본국에서 사은(謝恩)하는 절차를 지체해서는 안 된다. 이런 뜻으로 사신들에게 전하여 본국에 돌아가서 아뢰게 하라.’ 하였습니다. 신 등과 원역(員譯) 등에게도 또한 차등있게 상을 내렸는데 이는 일체 갑술년1450) 의 전례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종인(從人) 15명도 전례에 의거하여 상을 하사하고, 그밖에 역졸(驛卒)과 쇄마(刷馬)·구인(驅人) 등 모든 사람들의 액수의 목록을 예부에서 임역(任譯)들에게 문의하여 모두 1백 39명에게 또한 종인들의 예에 의거하여 각기 상으로 은(銀) 5냥씩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모두 궐정(闕庭)으로 불러 들여 일일이 면대하여 지급하였는데, 이는 전에 없던 일이었습니다. 예부의 의논에 또 말하기를, ‘지금 이 황제의 어필을 가지고 가는 것은 사체가 지극히 중대하다.’고 했으므로, 대청문으로부터 관소까지 모자와 띠를 갖춘 정관(正官)이 받들고 왔는데, 말을 타고 있는 피인(彼人)들이 길에서 이를 만날 적이면 모두 말에서 내려 공경히 맞이하였습니다. 29일에 이르러 예부에서 알리기를, ‘종인들이 모두 상을 받은 것은 그 일이 특은(特恩)에 관계된 것이니, 사신이 정관을 데리고 새벽에 대궐 아래에 와서 기다렸다가 삼가 머리 조아려 감사하는 예를 행하라.’고 하므로, 신 등이 일제히 나아가 기다렸습니다.
황제가 대가를 수행한 군병들에게 시사(試射)하려고 장차 대정전(大政殿)에 나아가 임어하려 하자, 예부에서 또, ‘길가에서 지영하고 겸하여 사은하는 뜻을 행하라.’고 했기 때문에 신 등이 문덕방(文德坊) 앞길 왼쪽에 늘어 앉아 있었습니다. 해가 돋은 뒤에 황제가 소여(小輿)를 타고 신 등이 나아가 꿇어앉아 있는 곳에 이르렀는데, 소여의 앞과의 거리는 한 자 남짓했습니다. 황제가 하문하기를, ‘그대들 가운데 만주어(滿洲語)를 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므로, 신 등이 청학 역관(淸學譯官) 현계백(玄啓百)을 시켜 진고(進告)하기를, ‘어제 황상의 전례에 없는 특이한 은전을 받았는데, 친필(親筆)을 이미 본국에 내렸고 종인들에게도 상전(賞典)을 두루 내렸습니다. 배신(陪臣) 등은 돌아가 국왕에게 아뢴 다음 마땅히 온 나라의 신민들과 함께 황은(皇恩)을 감대(感戴)하겠습니다.’ 하니, 황제가 머리를 끄덕이면서 웃음을 머금었습니다. 또 하문하기를, ‘그대는 만주어를 잘하는데 그대의 사신도 만주어를 할 수 있는가?’ 하니, 현계백이 대답하기를, ‘못합니다.’ 했습니다. 황제가 또 하문하기를, ‘한어(漢語)는 할 수 있는가?’ 하니, 현계백이 대답하기를, ‘또한 하지 못합니다.’ 하니, 황제가 웃고서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그리하여 신 등은 드디어 관소로 물러나왔습니다.
방물(方物)은 황제가 성에 들어온 다음날 예부에서 와서 바치라고 알렸기 때문에 임역(任譯)들로 하여금 가지고 가서 궁문(宮門) 밖에서 기다리게 했습니다. 예부의 관원이 나아와서 황지(皇旨)가 있었다고 일컬으면서 각종 방물의 품질을 간심(看審)하기 위해 먼저 가지고 들어오게 했다고 하므로, 피물(皮物) 각 1장(張), 물고기와 과일 각기 조금씩과 왜장검(倭長劍) 1병(柄)을 들여보냈습니다. 조금 있다가 왜장검 1병을 또 가지고 들어가서 그대로 유치시켰으며, 그 나머지 각종 물품은 아울러 도로 내렸습니다. 이어 즉시 빠짐없이 내무부(內務府)·무비원(武備院) 등의 아문(衙門)에 준납(準納)했습니다.
지금 이 황제의 어필을 가지고 가는 일에 대해 예부의 여러 의논이 모두 말하기를, ‘항상 있는 일이 아닌 성대한 은전이다.’고 하면서 제독과 통관들이 잇따라 임역(任譯)들을 만나 칭송하여 이야기해 마지않고 있으니, 책문(柵門)을 벗어난 이후 영접하는 의식이 없으면, 그곳은 양쪽 경계에서 지극히 가까운 곳이어서 소식이 서로 통하기 때문에 말썽을 야기시키기 쉽습니다. 이미 계해년1451) 에 황제의 어필을 가지고 갈 때의 전례가 있는데, 임역들이 또 임진년1452) ·정유년1453) 에 칙서(勅書)를 가지고 갈 때의 일에 의거하여 전례를 살펴서 가지고 가겠다고 청하였습니다. 지금 바야흐로 계해년의 전례에 의거하여 의주 부윤에게 관문을 보내어 의장을 갖추고 중강(中江)에서 영접하여 가게 하였는데, 우리 국경으로 들어온 뒤에는 다시 묘당에서 전례를 조사하여 알려주기를 기다려 거행할 수 있습니다. 황제가 심양에 도착한 이후 잇따라 문묘에 배알하고 무예를 시험하고 공신들의 분묘에 치제하고 부근의 백성들에게 은전을 베푸는 일을 하였으며, 또 불사(佛寺)와 백탑(白塔)에도 또 향을 피우고 머리를 조아리는 등의 일이 있었습니다. 초2일 회정(回程)하게 될는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마는, 회정할 때 신 등이 전례에 의거하여 지송(祗送)한 뒤 비로소 출발하겠습니다.”
하였다.
【원전】 45 집 63 면
【분류】 *외교-야(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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