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아버지같은 늙은 담임선생님의 유별한 애정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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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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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7 10:5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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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뉴스을 들으니 출산율이 저조해 잘 나가던 산부인과들이 문을 닫고 있다했다.
출산율이 저조하면 나라에는 희망이 없다.
각 가정과 가문에 새롭게 태어나는 아이들이 없을 때 그 가정과 가문에 희망이 없듯이 나라에도
새롭게 태어나는 아이들이 없다면 나라에는 희망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그 뉴스를 듣는 이름없는 이 시민이 바라본 한국의 미래가 불안하다.
그러나 이 뉴스 말미에 터져나온 할아버지뻘 되는 담임선생이 사랑스런 초등학교 학생의 고추를 만진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추행으로 보아야한다고 판결했다는 뉴스에 탄식을 질렀다.
요즘 논리로 보면 당연한 판결이다.
그러나 여기서 논리를 따진다면 우리 한국사람들의 서구화적인 지식과 과학적인 지적 성숙은
최고위에 달하지만 한국사람들의 인륜적인 논리지식과 인지도는 초등학교 단계.
뿐만 아니라 이 인지도는 성숙되기는 커녕 하한점을 그으며 추락하고 있다.
고려 5백년, 조선 5백년이 유지되게 했던 것은 당시대의 선진과학이 아니라 당시대의 최고조의
인륜성 습득에 있었다.
이번 판결은 세상의 여론에 충직하고 법리 해석에 충직한 것 같아 판결에 시비를 걸고 싶지 않다.
60-70년대 만해도 우리 시골 동네가면 동네 어른들이 사랑하는 조카나 마을 아이들을 만나면
남자아이들의 성기 즉 고추 얘기로 사랑을 나타냈던 때가 있었다.
이 글을 쓴 나 역시 어린 시절 동네 할아버지나 아저씨들이 고추 좀 따 달라 하면 고추를 따 주던
시슝을 한 뒤 어른도 웃고 나도 웃던 시절이 있었다.
이런 양태는 우리 미풍의 하나의 유희의 양태였다.
그러니만큼 고추에 관련된 일화는 한국의 많은 어린이들이 성장과정에 겪게된 이야기였다.
누구보다도 동네에서 사랑받고 귀하게 자란 아이들에게 이 일화는 많다.
분명한 것은 아이들의 고추를 만지거나 고추를 따 달라고 한 어른들이 비도덕적이거나 병적인 것은
전혀 아니라는 것이다.
더욱 분명한 것은 어린이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정감을 나타내는 한 방법이라는 것.
그런데 이 일을 형사고발, 대법원까지 가서 심판의 대상이 됐다는 한국 교육현실이 개탄스럽다.
손자같은 아이 귀여워서 고추 좀 만졌다는 이유가 늙은 담임선생이 고발돼 대법원 재판정에까지 서고
5백만원 벌금까지 선고 받은 뒤 천직으로 알고 살아왔을 교사자리를 불명예스럽게 박탈할 만큼 그 행위가
무서운 죄였을까?
물론 금쪽같이 곱게 기른 아이가 충격을 받아 잠자면서 헛소리를 하며 이상행위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게 담임선생을 고발해서 재판정에 끌어내고 대법원 심판정까지 가야할 정도로 심각한 상처였을까?
만약 이 글을 쓰고 있는 내 아이에게 이런 일이 생겼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나는 분명 할아버지가 손자을 사랑하는 한 표현으로, 그 손자에게 정감을 표현하는 한 아름다운 미풍으로
가르치고 성장과정에 있을 수 있는 일로 넘겼을 것이다. 그리고 아빠도 그렇게 자랐다는 말을 전해줄 것이다.
만약 이 어린이에게 그렇게 했다면 어린이가 그 치명적인 반응을 나타냈다해도 쉽게 치유됐을 것이다.
내 아들이 이런 상황이었을 때 내가 이런 판단을 해야하는 이유는 이 판결 결과가 교육계에 몰고온 파장이 아
니라 이 판결 뒤에 내 아들에게 찾아올 정신적 상처가 더 크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린이에 대한 사랑 표현이 유별났던 그 담임선생이 안됐지만 그 어린이를 생각하는 가슴도 더욱 아프다.
어떤 어린이인지는 모르지만 이 어린이도 언젠가 이런 담임선생님의 행위가 한국 옛 조상들이 아이들을 사랑
하는 한 유별난 양태였다는 것, 그리고 그 방법이 각별한 애정 표현 방법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리라.
문제는 그 어린이가 그 깨달음 뒤에 얼마나 큰 상처를 받으며, 그 상처를 안고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가에 있다.
할아버지같은 담임선생이 자기의 성기를 좀 만졌다는 이유로 선생님을 형사고발해서 무거운 벌금을
물리고 신상에 전과를 올린 뒤 평생 평교사의 길을 걸었던 선생님을 불명예롭게 교단에서 쫓아냈다는 사실을
그 어린이가 알았을 때 그 어린이는 얼마나 자책하며 번민한 채 살아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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