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기미 대한독립만세 사건이 일어난 뒤인 따스한 봄날 발행된 담양전씨족보
제1책인 머리책 겸 부록입니다.
역사적으로 조선의 한반도 전역이 대한독립만세와 고문의 신음소리로 애처로울 때
이 책은 태어났습니다.
이 책은 이 와중에 그렇게 처절하게 부르짖다 죽어가는 자손들에게 명문가의 후예임을
가르쳐 주기 위해 태어난 것입니다.
이 책에는 부록이라는 명문이 있으나 정확히 말하면 이 책은 함께 발행된 족보들의
머릿책 즉 제1책입니다.
판은 중간본입니다.
이 책에는 각종 전씨족보 서문과 족보목록 그리고 부록의 의미로 역
사와 가문에 이름을 남긴
전씨자손들의 사적을 담고 있습니다.
고려시대 때와 조선시대 때 유명했던 분들의 문헌기록 등을 모두 모아 엮고 있습니다.
이 담양전씨 되신 분이 쓰신 "고려사 약사"도 실려 있습니다.
책뒤에는 발행에 참여했던 분들과 발행연도를 밝히는 발행간기가 있습니다.
발행시기는 "崇禎紀元後 四乙未孟夏"라고 돼 있습니다.
숭정은 명나라 마지막 황제 의종의 연호입니다. 화폐에도 숭정통보라는 엽전이 있는데
이 황제 재위기간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청나라 만주오랑캐족이 쳐들어오자 명나라 숭정황제 의종은 미처 피신하지 못했다가
황실이 포위되자 부랴부랴 뒤산으로 도망쳤습니다. 내시 한 명이 황제의 뒤를
쫓아왔습니다.
황급히 피신해 온 길이라 종이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젊은 청년 숭정황제는 휴대용 붓을
꺼내 옷깃에 한자를 갈기고 단도를 꺼내 활복자살했습니다.
내시가 달려가자, 황제의 용포 즉 옷깃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쓰여 있었습니다.
"내 몸을 갈기갈기 찢어 난도질 할지나 내 백성은 단 하나도 상하게 하지 말라!"
유학은 종교가 아니라 정치학입니다. 윤리학이 아니라 통치학입니다. 유학이라는
통치학으로 철저하게 무장했던 숭정황제는 이렇게 세상을 떠났고 한나라 이후 중국의
정통성을 이었던 한족의 나라 명나라 는 오랑캐민족 만주족에 망하고 말았습니다.
참고로 중국 인구의 90%를 차지한 한민족은 한나라 때 대륙을 통일하지요.
그러다 역시 한민족이었던 송나라로 중국을 재통일하고 이 통일된
한민족의 송나라는
여진족인 금나라에 국토 절반을 패앗기고 황제부자와 왕족 등과 정승 재상 등 3천여
명이 포위돼 인질로 끌러가는 수모를 겪다가 오랑캐 민족이라고 불리던 원나라에 다시
망하지요.
이후 2백년 뒤에 한민족은 원나라를 뒤엎고 중국을 재통일해 명나라를 세웁니다.
그러다 2백50여년 뒤 만주족인 청나라에 망합니다. 이후 만주족이 세운 청나라가 중국과
동아시아를 지배하게 됐습니다.
조선선비들은 '淸風明月' 등의 말로 명나라를 그리워하며 명나라 마지막 숭정황제 연호를
계속 사용했습니다. 조선선비들은 명나라가 잠시 중단된 것일 뿐 끝난 것이 아니다는
것으로 기억하고 싶어했기 때문입니다. 또 이 명나라의 마지막 황제의 연호는 황제가
죽고 나라가 망한지 3백년 뒤까지 조선에서 사용되었습니다. 중국선비들은 이 황제를
잊은지 오래 인데도 조선선비들은 모든 문집 발행간기에 이 연호를 사용했습니다.
역시 조선은 동방예의지국이었습니다. 철저한 사대주의로 무장한 민족이었습니다.
동방예의지국 조선 선비들은 아직까지 그 연호를 쓰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국에는 아직 유학도나 유림들이 있고 그 분들 중의 더러 아직도 이 연호를 사용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 책은 1919년에 발행됐는데 숭정황제의 연호를 쓰고 있습니다.
숭정기원후 사기미년이면 1919년입니다. 숭정황제는 1633년 즉위해서 1666년에 죽던가요?...
역시 한국적인 것은 세계적인 것이요, 반주체적인 것입니다. 옛날 봉건시대 때 중국은
우리민족을 조선 또는 東夷족이라 했습니다.
중국은 단군조선 이후 한반도에 들어선 모든 나라를 조선이라 했습니다.
그리고 동이족이라 했습니다. 동이란 동쪽오랑캐라는 뜻인데 오늘날 중국 책들을 보면
한국의 이런 동이적인 것에 구역질을 느낀다는 글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걸 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아름다운 것일 수도 있습니다.
동이의 이런 정신이 신라가 1천년을 이어가게 했고 고려와 조선이 5백년을 이어가게 했습니다.
이런 역사 역시 세계적인 것입니다.
이야기가 엉뚱한 곳으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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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많이 큽니다. 세로 25cm, 가로 37cm입니다.
지금 보시고 계신 족보의 상하 테두리 부분 각 5cm 정도가 이미지에 보
이지 않습니다. 족보가 너무 커서 스캐너에 모두 담기지 않고 넘치기 때문입니다.
판은 활자본입니다.
구매하신 분은 소중하게 간직하셨다 후손에게 물려주시기 바랍니다.... (인터넷규장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