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소백 선생 추모 문집 기고문-- "영원한 사회부장 오소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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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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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1 06: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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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지않는 유명세(오소백 선생의 저서와 나)-- "영원한 사회부장 오소백"(2009년 7월 한국홍보연구소 발행)
# 발행가 : 25,000원
글쓴이 : 김영식 (인터넷규장각 대표 / 공인 문화재매매사)
글쓴이 약력 : 전 스포츠조선 기자, 서울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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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자료를 파는 일을 생업으로 하는 내게 기쁜 일이 있다면 존경하는 사람이 쓴 책을 발견하는 일이다. 오소백 선생이 남긴 저서는 많지만 그 책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내가 운영하는 ‘인터넷규장각’이라는 사이트에서는 만나기 힘든 오소백 선생의 저서를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런데 그 책값이 만만치 않다. 선생의 책을 오래 지니고 있고 싶어 내가 값을 비싸게 붙였기 때문이다.
오소백 선생은 내가 존경했던 분이다. 그 분은 한국전쟁 당시 정부대변지였던 서울신문의 사회부장을 지냈으며 이 때 ‘기자가 되려면’이라는 일선 신문 취재기자들의 교본을 썼다. 이 책은 한국 신문쟁이들에게는 최초의 기자 교본이었으며, 지금도 언론학의 교재가 되고 있다. 나 역시 선생이 쓴 이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선생은 50-60년대를 지나오면서 언론학 뿐만 아니라 많은 인문-시사 분야에 저서를 남겼다. 당시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 지성이었을 테니 그리 놀랄만한 일도 아니다. 나를 놀라게 했던 일은 다른 일이었다. 70년대에 유명 아동 도서 출판사가 발행한 세계 명작 동화책들을 살펴보다가 발견한 것인데, 많은 동화책에 번역자로서 선생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었다. 처음 이 책들을 보면서 한국 정부대변지라는 관변언론의 간판인물이었던 한 신문쟁이의 생활이 동화책을 번역할 정도로 그렇게 힘들었을까 라는 생각이 우선 들었다. 하지만 이는 선생의 지성과 인격이 고매하기 때문에 출판계에서도 그만큼 유명세를 탔다는 증거일 것이다.
나를 또 한 번 놀라게 했던 일은 선생이 유럽여행 중에 그린 유화를 전시하면서 70년대에 발행한 팸플릿의 발견이었다.
‘ 아니, 그렇게 바쁘게 사신 분이 그림까지 그리다니…….’
나는 세상에 나온 지 30년 만에 내 손에 들어온 ‘오소백 유럽여행 유화 전시회’ 팸플릿을 들고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겼었다. 생각해 보면 선생이 동화번역에 손을 대고 그림을 그린 것이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천재는 모든 분야에 능하기 때문이다.
내가 선생을 만난 것은 지금으로부터 수십 년 전 서울의 한 신문사에서였다.
당시 선생은 그 신문사에서 논설과 칼럼을 쓰셨는데 사회의 초년생이었던 나는 선생의 명성을 알지 못했다. 어느 날 동료가 내 허리를 손가락으로 찌르면 말했다.
“저 분이 오소백 선생이셔!”
“오소백이라는 사람이 누군데?”
“오소백 선생도 몰라?”
나는 동료가 가리키는 그 분을 바라보았다.
팔에 토시를 걸치고 원고를 들고 있는 선생의 모습은 당당하고 정열에 가득 차 있었다. 바쁜 일에 쫓기던 나는 참 인상적인 선배로구나 생각하며 돌아섰다. 이후로도 가끔 선생이 글을 쓰시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나는 그 신문사를 떠났다. 다시는 선생을 볼 수 없었다. 나는 가끔 친구를 만나면 선생의 안부를 묻곤 했다.
나는 학술자료를 판매하는 지금의 ‘인터넷규장각’이라는 사이트를 운영하게 되었다. 가끔씩 선생이 젊을 때 남긴 저서가 눈에 들어오고 손에 잡혔다. 또 가끔씩 선생의 또 다른 저서들이 발견되었다. 나는 선생의 저서가 눈에 띄면 표지부터 차례와 본문을 유심히 살핀다. 그러면 선생의 얼굴이 저만치서 떠오른다. 책을 살펴보는 순간이 내내 행복하다. 나는 선생의 책에 높은 가격을 붙여 놓는다. 오래 두고 보고 싶어서이다. 하지만 이런 내 노력에도 불구하고 선생의 책은 쉽게 팔려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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