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不事二君과 不事二姓
|
|
작성자 :
e824
│
2019-08-24 23:27:43
|
불사이군不事二君과 불사이성不事二姓
....................................................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건국되자, 불사이군不事二君과 불사이성不事二姓이란 말이 생겨났다.
불사이군이란 두 임금을 섬기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 말은 고려가 망하던 때 이성계 일당에게 죽임을 당했던 고려충신이나 또는 이성계의 조정을 피해 숨어 살았던 고려충신들을 말한 것이다.
또 불사이성이란 두 성씨를 섬기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 말은 고려가 망하던 때 왕씨의 고려조정에 신돈의 아들인 우왕과 손자인 창왕 등 두 성씨를 섬길 수 없다며 우왕과 창왕을 죽이고 이성계를 왕위에 올려 조선을 건국한 조선충신들을 말한 것이다.
이성계를 따라 고려를 무너뜨리고 이성계를 왕위에 앉힌 뒤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의 부하들은 조선의 개국공신이 돼 부귀영화를 누렸다. 물론 그 자손들 또한 대대손손 많은 부귀와 영화를 누렸다.
이들 개국공신들은 자신의 묘비나 족보, 문집에 고려가 망하던 때 자신이 두 성을 섬기지 않았던 조선충신이라는 뜻으로 불사이성不事二姓을 자랑스럽게 기록했다.
때는 이성계의 조선건국으로부터 200년쯤의 세월이 흐른 시점이었다. 고려충신으로 불사이군의 후손들은 세상에서 이미 흔적이 없었다. 고려역적이었던 불사이성의 후손들 또한 가세가 기울고, 정치에서 소외되고 있었다.
사람들은 고려충신을 지칭하는 불사이군과 고려역적을 지칭하는 불사이성의 두 의미를 구분할 줄 몰랐고, 이 두 의미가 고려가 망할 때 절개를 지킨 고려충신의 알고 있었다.
이 때 고려 역적 불사이성의 자손들이 자기 조상의 묘비문이나 족보, 문집에 쓰여 있던 불사이성不事二姓의 문구를 들고 일어나 자신들이 고려가 망하던 때 충절과 절개를 지켰던 고려충신의 후손이라 말했다.
조선시대 때 어떤 사람도 고려사, 조선왕조실록을 읽을 수 없었다. 따라서 역사 사실을 이해하고 고증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조선시대 영의정 겸 대학자로 오늘날 우리들에게 추앙을 받고 있는 조광조는 역적 조휘의 8대손이며, 이성계의 매형 조인벽의 5대손이다.
조인벽趙仁壁은 처남 이성계를 따라 위화도에서 회군했던 사람으로 고려가 망하던 때 그 두 아들들과 형제들 또 집안의 모든 사람들과 함께 고려충신들을 때려잡아 죽이는데 앞장섰고 조선이 건국되자, 1393년(태조2) 용원부원군龍原府院君에 봉해졌다.
앞서 밝혔듯이 조휘는 몽고가 쳐들어오자, 이성계의 고조부 이안사(穆祖, ? ~ 1274년)와 함께 쌍성총관부의 땅을 들어 원나라에 바치고 항복한 뒤 원나라에 의해 쌍성총관부 총관에 임명됐던 사람이다.
한양조씨족보와 조광조의 시문집인 정암선생문집靜庵先生文集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여말 공견수 불사이성 지절이종麗末公堅守不事二姓之節以終
“고려가 망하던 때 공은 지조를 굳건히 해서 두 성씨를 섬기지 않고 절개를 끝까지 지키다 죽었다.”
때는 1628년(인조6), 조인벽의 한 후손이 조인벽의 족보 등에 실린 이 불사이성을 들고 일어나 조인벽이 고려에 절개와 충절을 지킨 충신이라 주장하고, 충절을 추모한다며 충현사忠賢祠를 설립해 오늘에 그가 고려충신으로 전해진다.
또 고려 충신들을 다루는 많은 책들은 조준의 동생 조윤趙胤(일명 趙狷․1351∼1425)이 고려가 망하자, 경기도 양주 두류산으로 들어가 고려에 대한 충절과 절개를 지키며 숨어 살았다고 적고 있다.
지금 경기도 과천 청계산에는 그의 충절을 기리기 위한 충절비가 서 있다.
조견은 고려 때 이성계의 추천으로 벼슬에 임명됐다가 고려가 망할 때인 1392년(공양왕4-태조1) 7월 17일, 형 조준과 함께 이성계를 국왕으로 추대했다. 조견은 공으로 같은 해 9월 27일, 조선개국공신 제2등에 책록됐고 1394년(태조3)에 경상도도절제사에 임명됐다.
조견은 1403년(태종3) 좌군도총제에, 1419년(세종1) 판우군도총제부사에, 1421년(세종3), 71세에 궤장을 받고 벼슬에서 물러나 평성부원군에 진봉됐다가 1425년(세종7)에 75세에 죽었다.
조견은 태조부터 정종, 태종, 세종까지 이씨 조선의 4대 국왕을 34년 동안 섬겼다. 조선왕조실록에는 그와 관련된 기사들이 모두 39건이 기록돼 있다.
또 1425년(세종7), 그가 죽던 날 세종실록은 그의 사망과 관련,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평성 부원군 조견趙狷이 죽었다. 조견은 조준趙浚의 동복동생으로 일찍이 고려 때 감문위 상호군監門衛上護軍을 제수했다. 또 태조가 왕위에 오르면서 그를 개국공신에 책록하고 협찬공신協贊功臣의 공신녹권을 주었고 평양군으로 봉했다가, 평성군부원군으로 올렸다. 조견은 다른 특이한 재주 없이, 그 형 조준의 힘으로 공신에 올랐고, 네 임금을 내리 섬겨 지위가 1품에까지 이르렀다. 젊어서 중이 되어 여러 사찰의 주지를 역임했다가, 나이 30세가 지나서야 처음에 좌윤左尹에 임명되었다. 그는 젊어서 중이 된 것을 부끄럽게 여겨 남들의 말이 거기에 미치면 곧바로 노했다.”
이로써 조견이 고려충신이라는 설과 자료들은 모두 조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 후손들은 조선왕조실록의 기록들은 모두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역시 고려충신들을 다루는 많은 야사들은 상촌桑村 김자수金自粹(1351∼1413)를 고려충신으로 주장하고 있다.
야사에 따르면 이성계와 상촌 김자수는 친한 친구사이였다. 이성계가 고려를 빼앗자, 김자수는 고려에 대한 절개와 충절을 지키며 숨어 살았다. 이성계가 김자수에게 형조판서를 내리자, 김자수는 음독, 자살했다고 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성계는 상촌 김자수와 친구가 아니었으며 이성계는 김자수보다 20세가 더 많았다. 또, 조선왕조실록 어디에서도 이성계가 김자수를 형조판서에 임명했다는 기록이 없다.
앞서 본 책을 통해 밝힌 바와 같이 고려가 망할 때 김자수는 이성계를 두둔하는 상소를 올려 고려충신들을 귀양 보내는 등 이성계 일당으로 활동한 기록이 발견된다.
김자수의 시문집인 상촌선생문집桑村先生文集 행장편에 김자수는 고려가 망하던 때 불사이성不事二姓했던 사람이라고 분명히 기록돼 있다.
앞서 밝혔듯이 불사이성은 고려에 충절과 절개를 지킨 충신이 아니라 고려를 무너뜨렸던 이성계의 일당을 말한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김자수는 고려가 망할 때 귀양을 갔다가 조선이 건국된 뒤인 1397년(태조6)에 청주목사, 1401년(태종1) 좌산기상시左散騎常侍, 1406년(태종6) 충청도관찰사, 1411년(태종11) 판강릉대호부사가 됐다가 물러나 1413년(태종13) 62세로 죽었다.
김자수가 고려 망국을 비관해 자살했다는 이야기는 조선왕조실록 어디에도 나오지 않고 동문선 등의 야사집에서만 전해진다.
우암 송시열은 상촌 김자수의 자손의 부탁을 받아 불사이성이란 글을 받아 보고 김자수는 고려가 망할 때 충절을 지켰던 충신이라고 찬양하는 글을 써 주었다.
조선 영조임금은 김자수가 고려에 절개와 지조를 지킨 충신이었다는 점에 감명을 받고, 그의 자손들에게 은총을 내려 벼슬에 임명하고, 그의 후손의 손녀를 계비로 맞으니 이 왕비가 정순왕후였다.
김자수의 저서 상촌선생문집桑村先生文集 어디에도 조선왕조실록에서 기록하고 있는 김자수의 여러 벼슬과 그가 마지막 죽은 연대가 기록돼 있지 않다.
다시 말해 공명에 눈이 어두운 김자수 자손은 김자수가 조선에서 지낸 벼슬과 김자수가 죽은 연대와 날짜까지 삭제하고 김자수를 고려충신으로 조작한 것이다.
조선왕조실록에는 김자수와 관련, 모두 8건의 기사가 기록돼 있는데 김자수가 죽은 연대도 기록돼 있다. 역시 김자수의 자손들은 김자수와 관련, 조선왕조실록에 실려 있는 기록들이 모두 조작된 것이라 주장한다.
이성계를 도와 고려를 무너뜨린 고려역적들은 조선이 건국되자, 조선 충신으로 권세와 공명을 누렸다. 또 죽어서는 고려에 거룩한 충절과 절개를 지킨 고려충신으로 조작돼 다시 만고충신으로 추앙을 받고 있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