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사절요 3-- 이성계의 병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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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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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01 22:5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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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개성으로 돌아온 이성계(1393)
이성계는 간신히 의식을 되찾았다. 개성에서 무서운 소식이 날아왔다. 이성계는 들것 견여肩輿에 실려 서울 개성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때는 1392년(공양왕4) 4월 1일 밤, 이성계는 개성 인근의 예성강 벽란도에 도착해 하룻밤을 지낼 집을 찾고 있었다.
이 때 이방원은 자기 생모 무덤 앞 초막에 있다가 이성계가 개성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이 곳으로 달려갔다. 이방원은 이성계의 제5남으로 3일 뒤에 정몽주를 죽이고 8년 뒤인 서기 1400년(정종2) 조선 제3대 임금에 오른 태종이다.
이성계는 이방원으로부터 조준․ 남은․ 남재․ 윤소종․ 조박이 잡혀 귀양을 떠났으며 정도전의 목을 베라는 어명이 떨어졌다는 소식을 전했다.
역사 고려사절요는 이 대목을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이성계가 해주로부터 벽란도에 이르러 민박(留宿)을 찾고 있는데 이방원이 말을 달려와 말했다.
“정몽주가 반드시 우리 집안을 해칠 것입니다”
이성계는 무엇을 생각하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이방원은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
“오늘밤 이곳에서 잘 수 없습니다. 빨리 서울 개성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러나 이성계는 대답지 않고 한참동안 있다가 이방원을 불렀다. 그리고 부축을 받아 들것 견여肩輿에 실려 병든 몸을 억지로 참으며 개성으로 들어와 집으로 들어가니 깊은 밤이었다.
깊은 밤 새벽녘, 이성계가 개성에 들어왔다는 전갈을 받은 이성계 부하들은 이성계의 집으로 달려왔다.
그러나 조준 등 핵심 참모들이 귀양을 떠난 지금 뾰쪽한 계책이 없었다. 사건이 어떻게 흘려갈지, 공양왕과 정몽주가 어떻게 반격해 올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섣불리 나섰다간 삼족이 멸하게 될 게 분명했다.
모든 사람들은 이성계가 어떤 결단을 내리던지, 정몽주와 어떤 합의점을 찾기 위한 방법을 말하라는 듯 이성계만 쳐다봤다.
그러나 이성계는 아무 말 없이 앉아 불안한 표정으로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
이성계 역시 알고 보니 죽음 앞에서는 일개의 하찮은 민초에 불과한 사람이었다.
이방원이 그런 아버지 이성계가 못마땅했던지 불만족한 표정과 어투로 이성계에게 소리쳐 말했다.
이 때 일을 역사 고려사절요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이방원이 말했다.
“이제 정몽주가 사람을 보내 정도전 등을 신문한다고 하니 이는 우리를 죽이겠다는 것입니다. 형세가 이미 위급합니다. 어찌하시겠습니까?”
이성계는 대답했다.
“죽고 사는 것이 하늘의 뜻이니 어찌하겠느냐. 별도리가 없으니 다만 마땅히 천명을 순하게 받을 뿐이다.”
아버지 이성계를 믿고 있다간 큰일 나겠다고 생각한 이방원은 마침내 이성계의 사위 이제李濟와 함께 밖으로 나아가 이성계의 부하들에게 말했다.
“우리 이씨가 나라에 충성한 것은 온 나라 사람들이 아는 일인데 이제 정몽주의 모함으로 나쁜 평을 받게 됐으니 뒷세상에서 누가 이를 능히 분별하겠습니까?”
마침내 이방원은 이방우, 이제, 이화, 이두란 등과 함께 정몽주를 죽이기로 모의했다.
이성계의 후처 강씨가 판위시사 조영규를 불러 말했다.
“부하들이 많은데도 한 사람도 힘써 줄 사람이 없단 말인가?”
조영규는 말했다.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이방원은 조영규, 조영무, 고여, 이부 등에게 정몽주가 근무하는 의정부 도평의사사로 가서 정몽주를 쳐죽이라고 말했다.
정몽주의 병문안(1392)
이튿날인 1392년(공양왕4) 4월 3일 새벽.
이성계가 살아서 개성에 들어왔다는 소식에 공양왕과 충신들은 깜짝 놀랐다.
정몽주는 하늘을 원망했다. 잘못했다간 자신의 목숨과 고려왕조 사직이 끝날 판이었다. 그런 정몽주는 공양왕에게 말했다.
“속히 이성계의 집에 사람을 보내어 어명으로 이성계를 죽이소서!”
공양왕은 두려움에 떨 뿐 어명을 내리지 못했다.바로 그 때 였다. 이성계는 제2남 이방과와 배다른 동생 이화, 사위 이제, 부하 황희석․ 조규를 공양왕에게 보내 말했다.
“대간이 말하기를 제가 전하를 임금으로 세우려 할 때에 조준이 다른 사람을 세우자고 한 것을 제가 막고 전하를 세웠다고 말 한다는데 조준이 세우자고 한 사람이 누구인지 조준을 불러다가 대간들과 대질하소서!”
공양왕은 듣지 않았다.
어제 상소를 올렸던 사헌부 간관들이 또다시 상소를 올리며 말했다.
“어서 빨리 조준, 정도전 등 역적 무리배들을 모두 죽이소서!”
이들은 상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수창궁 높은 전각이 떠나가도록 소리 높여 외쳤다.
“조준․ 정도전 등을 죽이소서!”
공양왕은 허락지 않았다. 이 날 이렇게 외쳤던 20여명의 이 고려충신의 외침은 다시는 이 땅에서 들리지 않았다.
한편 이성계가 개성에 들어온 이 날 아침, 공양왕은 환관 김사행을 이성계에게 보내 은銀을 정제해서 만든 백은白銀약 1알과 비단 1필을 주고 이성계를 위로했다.
공양왕은 뒷날에 있을지 모를 화를 면하기 위해 양다리를 걸친 셈이다.
또 공양왕은 세자 왕석을 이성계의 집에 보내 문병케 했다. 이렇게 되자, 그 동안 이성계가 죽기를 바랐던 대신들도 모두 앞을 다퉈 이성계의 집으로 문병을 가기 시작했다.
이성계를 죽이기 위한 모든 노력들은 물거품이 된 셈이다.
때는 1392년(공양왕4) 4월 4일, 이성계가 개성에 돌아 온 다음날이었다.
정몽주는 이성계에게 병문안을 떠났다. 그가 병문을 가는 목적은 이성계를 진정시키고 그의 속마음을 알아 본 뒷 집 동태 등을 정탐하기 위한 것이었다.
정몽주가 이성계의 집으로 막 떠나려 할 때 밀직 변중량卞仲良이 정몽주에게 다가 왔다.
변중량은 이성계의 배다른형 이원계李元桂의 사위로 정몽주의 제자였다. 이 사람은 뒷날 조선이 개국되자, 이성계에게 상소를 올려 왕자들의 병권을 회수케 해 이방원의 원한을 샀다가 제1차 왕자의 난이 일어나던 날 이방원에게 죽임을 당한 사람이다. 뒷날 태종 이방원 때 대사성을 지낸 변계량이 이 사람의 친형이다.
변중량은 정몽주에게 말했다.
“대감, 가시지 마소서. 이방원과 이화, 이제가 여러 장군들과 정몽주 대감을 암살할 음모를 꾸미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몽주는 녹사 김경천金慶天이라는 수행원 한 사람을 데리고 이성계 집으로 향했다.
정몽주가 이성계 집에 도착해 집 안으로 들어가자, 이화가 이방원에게 말했다.
“정몽주를 죽이기에 좋은 기회다!”
마침내 돌아가는 정몽주를 길에서 죽이기로 하고 역할을 분담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때 이화가 이방원에게 말했다.
“정몽주를 죽였다고 너희아버지가 화를 내면 어찌하냐?”
이방원이 대답했다.
“이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제가 책임질 떼니 우선 정몽주만 죽이시오!”
마침내 이방원은 판위시사 조영규를 시켜 이방과의 집으로 가서 칼을 받아 가지고 정몽주가 사는 동네 어귀에서 기다리게 했다.
고여와 조부 등 몇 사람이 조영규를 따라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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