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14세기, 더 정확히 말해 1420년부터 1460년사이에 조선국

전라도 강진에 있었던 조선국 왕립 도자기 가마터에서 제작된 찻사발

즉 다완입니다.

이 차사발의 정확한 이름은 백상감 국화인화문 분청 다완(白象嵌 菊

花印花紋紛靑茶碗)입니다.

전라도 강진지방의 고운흙으로 청자를 빚어 분을 바르고, 태토에 국화문양을

새긴 도장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국화문 도장을 찍느라 움푹 들어간 음각부분에 흰색 흙을 집어

넣어 마감을 하고 유약을 발라 장작가마 1,170도 온도 속에서 구웠습니다.

참고로 이 강진지방의 도요지에서 도자기를 구웠던 사람들은 백제의

유민들입니다.

고려와 조선의 전국의 도요지에 소속된 모든 사람들이 후백제 유민들이었습니다.

이들은 후백제가 왕건의 고려에 패배한 뒤 전쟁노예로 대대손손 노

예로 삶을 영위했습니다.

주로 후백제에서 고급군인이나 정치인들의 후예들이 모두 전쟁노예가

됐으며 일반 후백제 백성들은 자유롭게 생활했습니다.

이들 전쟁노예들은 전국 70여곳의 천민 집단인 부곡 등에 소속돼 국

가에서 필요한 물자를 생산, 공급했습니다.

여기에서 탈출한 사람들을 楊水尺이라 하는 데 이들은 물길을 따라

발길 닿는 대로 떠돌면서 버드나무 바구니를 만들어 시장에 팔면 해안이나

강줄기 개천을 따라 돌면서 해초나 수초를 따 먹고 생활했습니다.

이들은 북쪽 압록강 국경지대에 머물면서 거란이나 몽고족 등

이민족이 고려에 쳐들어 오면 쌍수를 들고 나아가 환영하고 고려를

정벌하려는 그들의 길 안내자가 되었습니다.

이들의 목적은 고려를 뒤집고 후백제를 재건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날

용어로 말하면 후백제 독립군이었지요.

이렇게 해서 몽고병이 쳐들어 올 때도 30년 동안 대를 이어 몽고병의

길 안내자가 되어 고려국을 뒤얹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리하여 이들은 후백제가 망한 300년 뒤에 고려가 몽고에 항복하

자, 눈물을 흘리면 백제 제국의 만세를 불렀습니다.

세상의 어떤 것과도 타협하지 않았던 인류사에 가장 숭고한 삶을 살았던

아니키스트들이었습니다. 이들 자손들이 뒷날 백정이 됩니다.

이야기가 엉뚱한 곳으로 갔습니다.

각설하고 ...

분청자기 바닥에 다른 그릇에서 옮겨 붙은 작은 조각이 붙여 있습니다.   

다른 하자는 전혀 없으며 깨어지거나 금간 곳 없이 완벽합니다.

유약상태도 매우 좋습니다. 보면 볼수록 아름답고 감탄사만 흘러 나옵니다.

도자기도 아주 단단하고 무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