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서는 정조6년에 있었던 정조 제1남 문효세자의 원자책봉과
관련된 자료입니다.
요즘말로 하면 "조선국 문효세자 원자책봉 기념문집" 입니다.
"이 책이 문효세자의 원자책봉문서라는 증거는 무엇입니까?"
첫째 이 문서는 元子책봉에 대한 건강과 덕을 비는 글이 담겨 있고,
둘째 이 책 속에 1725년부터 1824년까지 사용된 洪忠道라는 단어가 있고 ,
셋째 이 책은 1777년부터 1800년 정조재위 연간에만 사용된 금속활자 정유자로 발행됐다는 것과
마지막 넷째 정유자가 처음 책으로 인쇄된 1777년부터 洪忠道 마지막 해인 1824년까지 원자로
책봉된 사람은 유일하게 정조의 제1남 문효세자 뿐이라는 것입니다.
이로써 이 움직일 수 없는 역사적인 사실를 들어 이 책이 문효세자 원자책봉문서라고 말합니다
물론 대한민국에 남아 있는 유일한 유일본이라는 것도 높이 들어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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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표지에 "御賜諭旨"라는 책제목이 있습니다.
이 책제목의 뜻에서 '御賜'란 신하들에게 내린다는 뜻이며 '諭旨'란
국왕 즉 임금이 신하에게 내린 말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이 책은 국왕인 임금이 신하에게 내린 임금의 말을 담은
책이라는 뜻입니다.
책은 아주 오래돼 보입니다.
마모상태로 보아 300년 정도 돼 보입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 책은 책표지를 열면 책본문 1장 뿐입니다.
..........,
세상에 ...
할 말이 없습니다.
보물급에 달하는 이 책이 책표지와 책본문 1장 뿐입니다.
권문세가의 유식(?)한 분들이 이 귀한 책을 야금야금 뜯어 내
된장독을 덤었나 봅니다.
책간기 즉 책쪽과 책쪽 사이에는 "諭旨"라는 선명한 글씨가 인쇄돼
있습니다.
판은 1777년에 제조된 정유자 금속활자본입니다.
그러므로 이 문서는 정조대왕이 1782년(정조6)에 태어난 제1왕자 맏
아들을 그가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원자로 책봉하는 책봉문서로 국왕
이 원자의 책봉에 대해 신하들에게 내린 글을 담은 책입니다.
정조대왕은 일찍이 아들을 낳지 못해 대왕대비와 정조 등 왕실과 많
은 신하들이 염려하고 걱정했습니다. 그러다가 뒤늦게 문효세자가
태어나자, 이 때 정조는 말할 것도 없고, 여러 대비들과 신하들은 기
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조선 정조실록에 의하면 이 때 사신이 중국에 갔는데 건융황제가 조
선사신에게 다음과 같이 묻습니다.
"너희 임금에게 왕자가 아직 없느냐?"
이렇듯 조선임금에게 원자가 없다는 것에 대해 중국 황제도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건융황제는 아들만 58명이었습니다.
정조실록에 의해면 건융황제의 이 질문에 조선 사신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이번에 왕자를 한명 낳았습니다".
그러자 건융황제는 반갑게 말합니다.
"다행이구나! 조선에 돌아가면 빨리 원자 책봉문서를 보내라고 전해라. 내 바로 그 왕자를
원자로 책봉해 주마!"
이렇듯 사랑과 관심을 받고 태어난 원자 문효세자는 포대기 속에서
원자로 책봉됩니다.
중국으로부터 돌아온 사신으로부터 건융황제의 말을 전해 들은 정조
는 원자책봉문서를 손수 써서 원자책봉 청원사를 파견해 정식으로
원자책봉을 청했습니다.
건융황제는 약속대로 기뻐하며 원자책봉에 승인했습니다.
청나라 황제에게 원자책봉 승인을 받으러 갔던 사신이 그 승인을 받
아 오자, 정조는 자신이 손수 글을 쓰고 교정을 보아 정유자로 이 책
을 찍어냈습니다.
이름하여 御賜諭旨, 요즘 말로 원자 책봉기념 문집.
이 원자는 2년 뒤인 1784년(정조8), 다시 왕세자로 책봉됐습니다.
물론 다시 청나라 건융황제의 세자책봉 승인을 받은 것입니다.
이제 조선이 망하지 않는한 이 문효세자는 정조의 다음후계를 이를
왕세자가 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 문효세자는 불행하게도 곧 죽게 됐고, 충격을 받은 정조는
다른 왕자들을 선발해 더 이상 원자 책봉을 하지 않고 있다가 갑작
스레 등창으로 숨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면 이 책에 무슨 내용이 담겨 있을까요?
문서 첫머리가 제1쪽이므로 문서 맨 앞글씨부터 읽어봅니다.
전하(정조대왕)께서 경기, 洪忠(충청도), 전라, 경상, 강원 등 각 도에 유교를 내려 말씀하시길
이 오늘 내 원자 첫도량이 별과 같이 이어질 지어라!.
여기서 洪忠道라는 글이 나오는데 홍충도는 오늘날 충청도로서
1725년(영조1)에 충청도를 洪忠道로 고쳤다가 1825년(순조25)에
公忠道로 고쳤으며 다시 1833년(순조34)에 다시 충청도로 고쳐져 오
늘에 이릅니다.(이 기록은 이 문서가 1725부터 1824년 사이에 만들어진 문서라는 것을 증명합니다.)
이 문서에서 국왕 정조는 원자책봉을 맞이하여 "天維"라는 제목으
로 천지신명께도 다음과 같은 감사의 기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종묘선왕이 말없이 음양으로 도우사 마침내 원자를 보게 되니 비단옷에 채색을 하고 그 손에 홀을 잡
혀 내 왕위를 잇게 하노라!"
여기서 홀을 잡는다는 말은 고관대작이나 원자 왕세자 국왕으로 책
봉될 때 손에 든 의식용 물품인데 왕이나 왕세자 원자 당상관은 상아
로 만든 홀을 잡습니다.
또 정조대왕은 "慈殿"이라는 이름으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있습니다.
'慈殿'은 대비를 이르는 말입니다. 여기서 이 대비는 영조대왕의 계
비 정순왕후입니다.
영조의 정부인 대비가 죽자, 맞게 되는 영조의 새 중전인데 사도세자
보다 나이가 어려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몰고 갔던 장본인입니다.
뒷날 정조가 남은 왕자들로 원자나 세자를 책봉하지 않고 죽자, 이
여인은 왕실의 최고 어른인 대왕대비로서 순조를 국왕에 앉히고 세
도정치를 하면서 천주교를 탄압하기 시작했고 정조의 제3남인 은언
군 부부와 은언군의 며느리 마저 천주교를 신봉한다는 죄목으로
죽였던 잔혹한 여인입니다. 이 여인을 역사는 정순왕후라고 하는데
안동김씨가문이 배출한 여인입니다.
증조할머니가 손자부부와 그 손자의 며느리를 죽인 패윤을 범한 분
이 바로 이분입니다.
"네이놈, 네가 황석영의 백서사건을 알고 지꺼린 소리냐?"
저 하늘에서 들러오는 정순황후의 외치는 말씀입니다.
"황석영 白書事件"
정약용의 친형으로 천주교를 믿다가 처벌을 받았던 정약전의 사위
황석영은 하얀비단 위에 깨알같은 10,500자의 글을 써서 사람을 시
켜 중국 프랑스 주교신부에게 보내려다가 발각된 사건입니다.
이 10,500자의 청원서 글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청나라에 있는 프랑스 주교는 청나라 처녀 중에 천주교 신자를 골라 청나라 황제에게 부탁을 해 이 처
녀가 마치 황제의 공주인 것처럼 속이고 황제의 명령으로 어린 조선 국왕 순조왕비로 간택케해 조선왕
순조의 코를 먼저 걸어라. 또 프랑스 주교신부는 프랑스 본국 정부에 연락해 프랑스로 하여금 군함을
파견, 조선을 정벌해서 조선을 프랑스의 신민지 노예화 한 뒤 조선백성들로 하여금 자유롭게 천주교를
믿게 하라.
정순황후가 손자부부와 증손자며느리를 죽인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10만명에 달하는 천주교도들이 희생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로부터 100년 뒤인 1894년, 동학혁명 때 의금부에서 황석영의 백
서가 발견돼 로마어로 번역돼 로마 교황청으로 보내졌습니다.
로마 교황도 고개를 끄떡였습니다.
조선 천주교의 박해를 이해할 수밖에 없다는 얘깁니다.
이야기가 엉뚱한데로 갔습니다.
........
정조는 원자 책봉을 맞이해 이 왕대비를 다음과 같이 치하하고 있습
니다.
"자혜로운 대비마마, 기쁜 이 원자책봉이 어찌 저의 한 사람만의 경사겠습니까?
동쪽나라 조선의 억만백성과 신령들이 한가지로 기도했던 바로 그 기쁜 날이옵니다... (이하생략)
이상은 문서에 인쇄된 글씨 중 절반정도만 번역을 했습니다. 계속해
서 대비 정순왕후에 대해 찬사의 말씀을 올리고 있는데 이만 생략합
니다.
이 문서 뒤에 몇 장의 본문이 더 있었을 것 같습니다.
정조대왕이 쓴 이 글 외에도 원자의 출생사실과 중국 청나라 황제의
책봉문서, 그리고 영의정 겸 원자 사부를 지낸 채제공 선생의 찬양의
글과 조선조정 수많은 백관들이 올린 축하의 글들이 줄을 잇고
마지막에 "元子殿下 千千世" 또는 "元子殿下 萬萬世"라는 만세 삼창
으로 이 책은 끝날 것입니다.
그런데 앞서 밝혔듯이 지체높은 소장자 집안에서 이 귀한 책을 야금
야금 뜯어 된장독을 덮은 모양입니다.
인쇄된 이 문서 크기는 가로18cm, 세로 33.5cm입니다.
이 문서는 정조대왕 때 평안도 감찰사가 1777년에 만들어 올린 정유
자 금속활자로 인쇄했습니다.
정유자 금속활자는 조선의 활자 중에 가장 아름답고 가장 선명한 활
자입니다. (인터넷규장각 등록센터)
